매년 4월이 되면 마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합니다. 올해 농사 계획을 세우고 상추와 쑥갓씨를 텃밭 한쪽에 뿌리고 모종 심을 밭고랑을 만들어야 합니다. 3명이 밭에 나란히 서서 퇴비를 뿌리고 로터리를 치고 비닐을 씌워야 비로소 한 해 농사가 시작됩니다. 텃밭 가꾸기가 그저 소소한 취미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고된 노동에 놀라기 일쑤지만,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봄부터 초겨울 김장철까지 마트에 갈 일이 싹 사라집니다.텃밭 준비, 세 명이 하루 종일 쏟는 4월텃밭 가꾸기를 시작할 때 다들 가벼운 마음으로 덤벼들지만, 현실은 엄청난 육체노동의 연속입니다. 저 역시 텃밭이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재미로 시작했지만 큰 오산이었습니다. 농사를 전문으로 하시는 동네분을 만나면 마트 가서 사 먹는 게 낫다고 농사지을 생각..
모종 6개에서 주렁주렁 열려서 이번 여름에만 가지를 120개 이상 수확했습니다. 한 모종당 적어도 20개 넘게 따낸 셈인데, 계속 자라고 있으니 가을까 지다면 수량은 훨씬 늘어납니다. 가지 안 키워본 사람들은 가지가 얼마나 효자 작물인지 잘 모를 겁니다. 다들 가지 키우기 어렵다고 오해하기도 하고, 손이 많이 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만 잘 주고 순만 잘 따주면 알아서 무럭무럭 잘 자라주는 게 바로 보라색 가지입니다. 텃밭에 모종 몇 개만 심어놓으면 여름 내내 실컷 먹고도 남아서 남는 장사나 다름없습니다.텃밭 가지, 모종 6개에서 240개 수확가지 키우기의 진짜 매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확량에 있습니다. 올해 저는 모종을 6개 심었는데, 6개 모두에서 가지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보..
1. 수박 재배, 물만 주면 될 줄 알았다처음 텃밭에 수박 모종을 사다 심을 때만 해도 나의 기대감은 거의 하늘을 찔렀다. 주위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지나가다 본 밭들을 떠올려보면, 그저 땅에 잘 심어 두고 처음에 뿌리내릴 때까지만 물을 촉촉하게 잘 주면 알아서 커다랗게 무럭무럭 잘 자라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햇빛 잘 받고 물만 주면 여름이 되었을 때 달콤하고 싱싱한 수박이 저절로 밭 가득 굴러다닐 거라고 아주 천진난만하게 생각했던 것이다.농사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보니 '비료'나 '퇴비' 같은 영양 요소는 머릿속에 단 1%도 들어있지 않았다. 밭을 일구기 전에 유기질 퇴비를 흙과 섞어주어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도 몰랐고, 한창 수박 줄기가 뻗어나갈 때 덧거름을 줘야 한다는 사실도 전..
마트에서 대파 한 단 사 오면 늘 절반은 남아서 무르고 버리거나, 아니면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두기 일쑤였다. 하지만 텃밭에 대파를 직접 심어 키우기 시작한 뒤로는 대파를 냉동실에 넣거나 버리는 일이 완전히 사라졌다. 눈 내리는 한겨울에도 텃밭에 나가 필요한 만큼 바로바로 뽑아서 싱싱한 생대파를 찌개나 양념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사람들이 흔히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먹는 채소나 먹거리들은 밭에서 키우기 까다롭고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처음엔 대파 농사가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막상 내 손으로 파종부터 수확까지 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별다른 큰 관리 없이도 알아서 척척 잘 자라주고, 우리 집 밥상을 일 년 내내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 바로 이 대파였다.1..
텃밭 가꾸다 보면 꽃을 자연스럽게 가꾸게 되는 것 같다. 꽃은 힘든 텃밭일을 하고 쉴 때 눈의 즐거움과 차 한잔 하며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 한데 글라디올라스 구근을 50개나 또 사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봄만 되면 텃밭에 모종 심으랴, 꽃 심으랴 손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작년에 받아뒀던 꽃씨랑 구근들을 꽃밭에 하나씩 심으려고 신나게 밭을 일구는데, 가을에 캐서 보관해 뒀던 글라디올라스 구근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구근 한 개에 못해도 1,000원에서 3,000원은 주어야 하는데, 그걸 50개나 통째로 잃어버렸으니 돈을 들여 다시 살 수밖에 없었다. 어디다 뒀는지 도무지 잊어버려서 집 안이며 창고며 구석구석 다 뒤졌지만 결국 못 찾고 손을 떨며 구근을 전부 다시 주문했다. 그때 ..
봄에 텃밭에 씨를 뿌렸는데 벌써 참깨 수확철이 되었다. 일주일 전엔 파란색이었는데 어느새 노랗게 익어버렸다. 참깨수확을 하면서 밭바닥을 보는데 하얀 깨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있었다. 조금만 눈길을 늦게 돌렸어도 1년 농사지은 깨를 밭에 다 뿌릴 뻔했다. 참깨는 씨방이 열리기 전에 얼른 베어서 말려야 하는데, 이번에 조금 일찍 익은 놈들은 벌써 입을 벌리고 깨를 쏟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더운 8월 한여름에 서둘러 참깨 수확 작업을 시작했다.1. 참깨 수확, 50미터 5 고랑을 혼자서나의 텃밭에 50미터 정도 되는 고랑에 참깨를 5 고랑 심어두었다. 5월 말에 참깨씨를 부려서 싹이 나면 몇 개만 남기고 다 솎아낸다.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한 싹들이 잘자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뽑아내야 한다. 8월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