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직접 키워보기 전까지는 진짜 몰랐다. 닭이라는 동물이 이렇게까지 겁이 많은 동물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시골길에서 흔하게 보이는 닭들이라 사람을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무덤덤하게 있는 줄만 알았는데, 막상 우리 집에 데려오고 보니 세상에 이런 겁쟁이들이 따로 없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날개를 파닥거리며 구석으로 숨기 바빴다.1. 닭 키우기 시작, 5일장에서 48,000원올해 4월, 장날을 맞아 근처 5일장에 구경을 갔다가 닭 파는 아저씨가 있어서 병아리 구경하려고 갔는데 병아리는 없고 한 달 이상 큰 어린 닭 4마리를 사 오게 되었다. 수탉 1마리에 암탉 3마리 조합으로 데려왔는데, 마리당 12,000원씩을 달라고 하셨다. 총 4마리를 샀으니 닭 값으로만 48,000원이 들어..
더덕 어린 뿌리를 50 뿌리 한 움큼을 사 왔다. 올봄에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길가에서 더덕을 파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분이 손에 쥐여준 것은 길이가 겨우 4cm 정도 되는, 내 새끼손가락만 한 아주 어린 더덕이었다. "이거 심어두면 알아서 잘 자란다"는 말에 혹해서 덜컥 사 오긴 했는데, 막상 집으로 가져오고 나니 이걸 어디다 심어야 할지 난감했다. 우리 집 텃밭 옆에는 아무것도 심지 않고 방치해 둔 자투리땅이 있었다. 돌멩이도 많고 거름도 별도로 준 적이 없어서 잡초나 겨우 자라던 안 쓰는 땅이었다. 과연 이런 척박한 땅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호미로 땅을 대충 파고 어린 더덕을 하나씩 심기 시작했다.1. 더덕 텃밭 재배, 만 ..
3월 쌀쌀한 날씨에 텃밭에 나가 완두콩을 처음 심어봤는데 한 고랑에서 수확량이 10kg이 나왔다. 진짜 이렇게 많이 열릴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 요즘 텃밭 가꾸기가 인기라는데 이렇게 잘 자라주고 수확도 많은 건 놀라운 일이었다, 순전히 내가 직접 경험한 완두콩 농사 이야기다.1. 완두콩 재배, 3월 심어 5월 하순 수확올봄 3월에 텃밭 한 고랑을 만들고 완두콩 씨를 심었다. 이전에는 완두콩을 직접 키워본 적이 없어서 씨앗을 흙에 묻으면서도 쌀쌀한 날씨에 과연 이 작물이 제대로 자라줄지, 열매나 맺힐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완두콩은 선선한 날씨에서 잘 자라는 대표적인 초봄 작물이었다. 날이 본격적으로 무더워지기 전에 쑥쑥 자라기 때문에 여름작물들을 키울 때 흔히 겪는 병충해 걱정이 전혀 ..
벌레가 뜯어먹어서 잎에 구멍이 숭숭 났다. 내 첫 텃밭 이야기다. 건강에 좋다는 브로콜리와 양배추, 케일을 내가 직접 재배해서 먹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벌레한테 밭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보통 건강을 생각해서 텃밭을 시작하는데 처음 시작해서 첫 번째로 심었던 게 이세 가지다. 왠지 건강해질 것 같고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줄 건강한 밥상을 상상하면서 시장에서 모종을 사 와 텃밭 한쪽에 뿌듯한 마음으로 심었었다.1. 텃밭 초보, 심고 싶은 것만 골라 담았다내가 텃밭 농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벌레가 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워낙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이다 보니, 그저 시장 모종가게에 가서 모종을 고르는데 내가 심고 싶은 작물만 눈에 들어왔다. 몸에 좋다는..
김장준비는 봄부터 시작돼요.사람들은 김장준비를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준비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밭농사 짓는 사람들에게 김장은 봄부터 시작되는 긴 여정이다. 마늘 심는 것까지 하면 사실상 그보다 더 훨씬 빠르지만 봄에 고추 모종을 가져다 심어서 고춧가루를 만들어야 하고, 고추장도 담가야 한다. 봄에 마늘 캐고 대파 심고, 늦여름 되면 참깨 털어낸 자리에 무 씨앗 뿌리고 배추 모종을 심는다. 거기에 쪽파까지 온갖 갖가지 양념 재료들을 1년 내내 때에 맞춰 심어야 김장 한 판이 완성된다. 안 해본 사람들은 이 과정을 잘 모르겠지만, 결국 봄에 힘들게 고추를 심는 이유도 겨울에 김장 담는 일을 잘 치르고 맛있는 고추장을 만들어 먹기 위해서다.1. 김장 준비, 봄부터 시작되는 1년의 농사매년 8월 중순에서 하..
먹고 버린 씨에서 발아가 되다니 생명력이 대단하다.봄에 참외를 먹고 발라놓은 씨를 밭 한편에 거름이 되라고 무심코 묻어두었는데, 따뜻해지니까 거기서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풀인가 싶었는데 자라는 모양새를 보니 틀림없는 참외였다. 심으려고 일부러 챙긴 것도 아니었는데, 먹고 버린 씨앗이 땅속에서 숨어 있다가 스스로 싹을 틔운 모습을 보니 자연의 생명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털컥 들었다. 공짜로 여름 먹거리를 마련해 준 것 같아 고맙고 대견한 마음으로 매일 관찰하고 있다.1. 텃밭 자연발아, 먹고 버린 참외 씨가 열매까지밭 가장자리에 거름으로 묻었던 참외 씨앗이 발아되어 20개정도 싹이 올라왔다. 너무 많아 다뽑아내고 4개 남겨뒀는데 2개가 아주 건강하게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