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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일기

100평 텃밭 후기, 비용 50만원에 채소값 연 240만원 아꼈다

퓨처웨이브 2026. 8. 1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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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4월이 되면 마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합니다. 올해 농사 계획을 세우고 상추와 쑥갓씨를 텃밭 한쪽에 뿌리고 모종 심을 밭고랑을 만들어야 합니다.  3명이 밭에 나란히 서서 퇴비를 뿌리고 로터리를 치고 비닐을 씌워야 비로소 한 해 농사가 시작됩니다. 텃밭 가꾸기가 그저 소소한 취미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고된 노동에 놀라기 일쑤지만,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봄부터 초겨울 김장철까지 마트에 갈 일이 싹 사라집니다.


    텃밭 준비, 세 명이 하루 종일 쏟는 4월

    텃밭 가꾸기를 시작할 때 다들 가벼운 마음으로 덤벼들지만, 현실은 엄청난 육체노동의 연속입니다. 저 역시 텃밭이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재미로 시작했지만 큰 오산이었습니다. 농사를 전문으로 하시는 동네분을 만나면 마트 가서 사 먹는 게 낫다고 농사지을 생각 말라고 하신 말씀을 이젠  알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의 텃밭 가꾸는 일은 3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4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농작물을 심기 전에 토양 작업부터 해야 합니다. 밭에 퇴비를 넉넉하게 뿌린 뒤 농기계로 로터리 작업을 하고, 흙이 마르지 않고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비닐멀칭을 씌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작업은 절대로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바람에 비닐이 날아가지 않게 당겨주고 흙을 덮어줘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두 명 이상 붙어서 함께 땀을 흘려야 합니다. 밭을 일구고 비닐을 다 씌우는 데만 아침 일찍 시작해서  4~5시간씩 꼬박 걸립니다.

    기초 공사가 끝나면 4월 중순부터  모종을 심기 시작하는데, 상추나 쑥갓은 씨를 뿌려 키우지만 고추나 가지 호박 같은 작물은 모종으로 시장에서 사거나 씨를 직접 모종판에 발아시켜서 심습니다. 보통 봄에 심는 고추, 가지, 오이 등 모종만 200개 정도를 심게 되는데, 구멍을 뚫고 모종을 하나씩 정성껏 심은 뒤 물을 주고, 모종이 물을 잘 흡수하도록 흙이 마르지 않게 비닐을 뚫고 모종 심은 구멍을 다시 흙으로 잘 덮어줘야 합니다. 이 모종 200개를 다 심고 물까지 주고 나면 온몸이 쑤시고 하루가 전부 지나갑니다.

    텃밭의 농작물
    텃밭의 농작물


    100평 텃밭, 봄부터 초겨울까지 풍성

    고된 4월의 노동을 견디고 나면 100평 남짓한 나의 텃밭은 초겨울까지 우리 집만의 신선한 '마트 신선실'로 변신합니다. 계절별로 채소를 다 다르게 심어두기 때문에 식재료가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봄에는 상추, 쑥갓, 열무, 쪽파, 머위, 야생나물, 쑥 등이 밭과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텃밭에 나가 먹을 만큼 쓱쓱 뽑아오기만 하면 그날 반찬으로 진수성찬이 차려집니다. 그래서 늘 봄만 되면 올해는 무슨 작물을 어느 쪽에 심을지 미리 지정을 하고 계획을 짜야합니다. 작년에 고추 심은 자리는 고추가 아닌 다른 작물을 심고 고추는 다른 자리에 심어야 합니다. 그래야 올해 입었던 병충해를 최소한으로 피할 수 있고 흙에 있는 영양분도 조절이 된다고 합니다.

    여름과 가을을 거쳐 초겨울 김장철까지 텃밭에서 갓 따온 상추, 쑥갓, 고추, 깻잎으로 쌈을 싸 먹고, 애호박, 고춧잎무침이나 고구마줄기볶음 같은 반찬을 매일 싱싱하게 만들어 먹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땀 흘려 키운 좋은 재료로 식탁을 풍성하게 채우니 건강도 좋아지고, 밭에서 일하는 동안 잡념이 사라져 마음도 더없이 평온해집니다. 도시에 살면서 운동할 수 있는 공원이 잘 만들어져 있지만 운동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텃밭 가꾸며 땀 흘리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마음의 평온을 찾아 텃밭으로 향합니다.


    텃밭 비용 50만원, 채소값 연 240만원 절약

    비용 측면에서도 텃밭은 확실한 효자 노릇을 합니다. 이른 봄에 로터리 치고 비닐멀칭을 하고 모종과 씨앗, 퇴비를 사는 데 들어가는 총 유지비용은 약 50만원 정도입니다. 

    초기 비용 50만원이 들어가지만, 봄부터 초겨울까지 장을 보지 않고 밭에서 채소를 해결하면서 한 달에 줄어드는 채소값만 평균 20만원에 달합니다. 1년으로 치면 연간 240만원 가량의 식비를 절약하는 셈입니다. 들어간 비용 50만원을 빼더라도 연 190만원 이상의 순이익을 얻는 셈이니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이득입니다. 물론 서울에서 지방까지 왕복 교통비 비용이며 고된 노동의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사실 사 먹는 게 더 경제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직접 가꾸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재배한다는 자부심은 비용으로 계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매년 4월부터 7월까지 모종을 심고 7월 말부터 11월까지 수확을 거두느라 몸은 부서질 듯 힘들지만, 내 가족과 형제들의 식탁까지 책임을 지고 겨울에 김장도 친지들과 함께하며 일 년을 마무리하고 매일 식탁에 올라오는 김장김치와 싱싱한 채소들을 보면 내년에도 4월이 오자마자 밭으로 나가 비닐을 씌우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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