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잘라보면 담배나방 들어있거나 똥만 싸놓고 나간 것도 있음”고추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힘들고 무서운 순간은 해충의 습격을 맞닥뜨릴 때다. 300 포기 정도 고추를 심었는데, 잘라보니 속에 담배나방 벌레가 그대로 들어있거나 실컷 속을 파먹고 똥만 싸놓고 나가버린 고추가 수두룩했다. 정상적이라면 한 그루 당 고추 50개는 수확해야 하는데, 벌레 먹은 것을 골라내고 골라내다 보니 30개 남짓밖에 건지지 못했다. 결국 300 포기 중에서 멀쩡한 풋고추로 건져낸 것은 겨우 10킬로그램 정도였다.1. 고추 농사 해충, 담배나방 습격· 담배나방, 파란색에서 갈색으로 색깔 변함농사를 지으며 가장 힘든 건 날씨보다 해충이다. 그중에서도 담배나방은 가장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존재다. 이 녀석들은 자라면서 파란색에서 ..
어머니가 서울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하시는 바람에 시골집을 2년 동안 비워둘 수밖에 없었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시골집 꽃밭은 형체를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풀밭으로 전멸해 있었다. 7년 전에 심어두었던 영산홍 50주 중 살아남은 건 겨우 3주뿐이었다. 그 풀숲 사이에서 죽어간 꽃나무들을 보며 허탈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잡초를 뽑아내며 다시 꽃씨를 뿌리기 시작했다.시골 꽃밭 7년, 내가 계속 심는 이유시골집 주변에 꽃을 심기 시작한 지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는 그저 텃밭 한구석에 소소하게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내 일상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되었다. 해마다 봄만 되면 올해는 어떤 꽃을 어디에 심을지 고민하며 꽃씨나 꽃구근을 사 모으느라 손길이 바빠진다.지금 우리 집 꽃밭에는 장미부터 시..
1. 텃밭 규모, 200평에서 1~2주마다 수확하는 우리의 일상우리 텃밭은 200평이 넘는다. 처음 텃밭을 시작할 때는 이렇게까지 큰 규모일 줄 몰랐지만, 막상 시골에 계신 어머니와 함께 관리하다 보니 제대로 된 농장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혼자서 이 넓은 밭을 전부 돌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늘 기본 관리와 물 주기를 도와주신다.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시골에 내려가 수확을 진행하고, 일정이나 여건이 여의치 않을 때에도 최소 2주에 한 번은 꼭 내려가서 자란 농작물들을 거두어온다. 200평이 넘는 땅이다 보니 한번 내려갈 때마다 가져오는 채소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직접 흙을 밟고 손으로 채소를 따는 과정은 도시에서의 피로를 씻어주는 리프레시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확철..
당근과 대파 씨앗을 모종판에 뿌리고 딱 열흘 만에 싹이 나왔다. 날이 워낙 뜨거워서 발아가 늦어지거나 망가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가을에 밭에 옮겨 심을 생각으로 당근 200개, 대파 200개로 총 400개의 구에 씨앗을 나누어 넣었다. 모종판 조그마한 구멍마다 초록색 작은 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일단 첫 단계는 무사히 넘겼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작년에 당근씨를 밭에 직접 뿌렸다가 너무많은 씨를 뿌려서 당근이 한꺼번에 많이 올라와 뿌리가 뒤엉켜 크지못해 올해는 모종판에 씨를 1개나 2개씩만 넣었다.사실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뜨거운 날씨에 씨앗을 파종하고 모종을 키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온이 너무 높으면 씨앗이 발아하기도 전에 땅속에서 말라버리거나, 힘..
닭을 직접 키워보기 전까지는 진짜 몰랐다. 닭이라는 동물이 이렇게까지 겁이 많은 동물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시골길에서 흔하게 보이는 닭들이라 사람을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무덤덤하게 있는 줄만 알았는데, 막상 우리 집에 데려오고 보니 세상에 이런 겁쟁이들이 따로 없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날개를 파닥거리며 구석으로 숨기 바빴다.1. 닭 키우기 시작, 5일장에서 48,000원올해 4월, 장날을 맞아 근처 5일장에 구경을 갔다가 닭 파는 아저씨가 있어서 병아리 구경하려고 갔는데 병아리는 없고 한 달 이상 큰 어린 닭 4마리를 사 오게 되었다. 수탉 1마리에 암탉 3마리 조합으로 데려왔는데, 마리당 12,000원씩을 달라고 하셨다. 총 4마리를 샀으니 닭 값으로만 48,000원이 들어..
더덕 어린 뿌리를 50 뿌리 한 움큼을 사 왔다. 올봄에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길가에서 더덕을 파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분이 손에 쥐여준 것은 길이가 겨우 4cm 정도 되는, 내 새끼손가락만 한 아주 어린 더덕이었다. "이거 심어두면 알아서 잘 자란다"는 말에 혹해서 덜컥 사 오긴 했는데, 막상 집으로 가져오고 나니 이걸 어디다 심어야 할지 난감했다. 우리 집 텃밭 옆에는 아무것도 심지 않고 방치해 둔 자투리땅이 있었다. 돌멩이도 많고 거름도 별도로 준 적이 없어서 잡초나 겨우 자라던 안 쓰는 땅이었다. 과연 이런 척박한 땅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호미로 땅을 대충 파고 어린 더덕을 하나씩 심기 시작했다.1. 더덕 텃밭 재배, 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