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면 기술주는 무너진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던 2022~2023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그냥 시장의 과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파고들수록 이건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 빅테크가 '무위험 자산'처럼 취급받기 시작한 구조적 변화였습니다.고금리인데 왜 기술주가 오를까 — 전통 공식이 깨진 배경교과서에 나오는 현금흐름할인법(DCF)에 따르면,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줄어듭니다. 여기서 DCF란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하는 기업 평가 방식으로, 분모에 해당하는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기업 가치가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금리가 오르면 기술주는 당연히 내려야 한다는 논리인데, ..
AI 혁명에서 눈에 보이는 반도체 칩 자체의 연산 속도에만 열광하는 현실속에서 저는 한동안 전력 반도체를 '조연'쯤으로 여겼습니다. GPU나 HBM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칩들 뒤에서 묵묵히 전기만 다루는 부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전기차 캐즘과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동시에 터지면서 SiC(실리콘카바이드)와 GaN(질화갈륨)이라는 이름이 계속 눈에 걸렸습니다. 파고들수록 이 두 소재가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라는 거대한 병목을 푸는 핵심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밴드갭이 넓을수록 무엇이 달라지는가반도체 교과서를 다시 펼쳐보게 된 건 순전히 이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왜 SiC와 GaN이 기존 실리콘을 대체하는가?" 답은 와이드 밴드갭(WBG, Wide Bandgap)이라는 물..
AI 인프라 투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GPU 가격이나 전력 반도체 같은 것들만 훑었습니다. 구리 얘기가 나오면 "그거 그냥 전선 얘기 아닌가" 하고 넘겼죠. 그런데 어느 날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구조를 들여다보다가 멈칫했습니다. 구리 조달 리드타임이 길어지면서 완공 일정이 통째로 밀리는 사례들이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AI 혁명을 받쳐주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병목이 바로 여기 있었습니다.닥터 코퍼가 이번엔 다른 이유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구리에는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여기서 닥터 코퍼란 구리 가격의 움직임이 전 세계 제조업과 건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 마치 경제의 주치의처럼 실물 경기 상태를 진단해 준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그런데 제가..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한숨 쉰 적 있으신가요? 작은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전기세가 만만치 않다고 느꼈는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웬만한 중소 도시 하나와 맞먹는 전력을 씁니다. 그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빅테크들이 갑자기 원자력, 그것도 소형 모듈 원전(SMR)에 수조 원을 쏟아붓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화려한 탄소중립 선언 뒤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차분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RE100의 덫 — 탄소중립 선언이 낳은 아이러니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는 수년 전부터 RE100을 공개적으로 선언해 왔습니다. RE100이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
요즘은 AI라는 단어를 어디가나 매일 듣게 될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AI 거품이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 규모를 직접 찾아보고 나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숫자가 너무 컸거든요. 과연 이 돈이 실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지금 또 다른 버블의 한가운데 서 있는 걸까요. CAPEX 규모, 숫자로 보면 진짜 당황스럽습니다여러분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이 연간 얼마나 되는지 체감하고 계신가요? 제가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단위가 잘못된 줄 알았습니다.자본지출(CAPEX)이란 기업이 미래 수익을 위해 장기 자산에 지출하는 돈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
미국 빅테크가 AI 시장을 장악했는데, 왜 전 세계 정부는 수십조 원을 따로 쏟아붓고 있을까요? 처음 이 흐름을 접했을 때 저도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건 단순한 기술 투자가 아니라 디지털 영토 전쟁이었습니다. 국가 보조금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은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직접 추적해 봤습니다.보조금 전쟁 — 왜 국가가 AI에 세금을 붓는가혹시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챗GPT 쓰면 되는데, 굳이 나라마다 AI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파고들다 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문제의 핵심은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에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이란 한 국가가 자국민과 기업이 생산한 데이터를 외부 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