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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는 심어놓으면 알아서 수확 때까지 잘 자라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막상 100평 남짓한 텃밭에 들깨를 심고 키워보니, 손이 가야 하는 필수 작업인 '순치기(적심)'를 해주지 않으면 결코 풍성한 결실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펼쳐졌던 나의 생생한 100평 들깨 재배 기록을 공유한다.

1. 들깨 모종, 2주면 30cm 이상
처음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운 들깨 모종을 100평 남짓한 텃밭에 옮겨 심을 때만 해도 이렇게 폭풍 성장할 줄은 몰랐다. 밭에 자리를 잡은 들깨 모종은 심을때는 15cm 정도였는데 불과 2주 만에 키가 30cm 이상 쑥쑥 자라나며 어마어마한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100평이라는 땅에 30cm 간격으로 꽉차게 심었다. 최대의 수확을 위해 한 포기에 4~5개씩 모종을 모아서 뿌리가 잘내리도록 꼼꼼히 심었다. 처음에는 여린 모종들이 과연 이 넓은 밭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줄기가 굵어지고 잎이 큼직하게 퍼져나가면서 금세 밭 전체가 푸른 들깨 잎으로 빼곡하게 뒤덮이기 시작했다.
4월에 옥수수 모종을 심고 7월 수확 한 후 그자리에 들깨모종을 심을때는 양분이 부족해서 잘 자랄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걱정과 달리 자라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주말마다 밭에 들를 때마다 지난주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무성해지는 초록빛 들깨밭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2. 들깨 순치기, 2주에 한 번 하는 이유
하지만 모종이 무섭게 자라나면서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그저 심어놓기만 하면 알아서 열매를 맺고 수확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위로만 가늘고 길게 자라는 들깨 줄기를 그대로 두었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기가 너무 키만 높게 자라면 여름철 강한 바람이나 갑작스러운 폭우에 줄기가 맥없이 꺾이거나 옆으로 쓰러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반드시 매 2주에 한 번씩 원줄기의 맨 위쪽 싹을 잘라주는 '순치기(적심)' 작업을 해주어야 했다. 순치기를 해주어야 위로 자라던 성장이 잠시 멈추고 옆으로 새 가지(곁순)들이 사방으로 왕성하게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가지가 많아질수록 나중에 깨알이 맺히는 화방이 배로 늘어나 수확량이 대폭 증가하게 된다. 2주마다 밭에 나가 땀을 흘리며 순을 따주는 작업은 고되었지만, 쓰러짐을 방지하고 풍작을 이루기 위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관리법이었다.

3. 순치기가 곧 수확, 깻잎 4가지 활용
들깨 순치기 작업의 가장 큰 매력은 작업을 하는 동시에 싱싱한 무농약 깻잎을 엄청나게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순치기를 한 번 진행할 때마다 한 포기에서 최소 6장 이상의 야들야들한 어린 깻잎들이 잘려 나온다.
100평 밭 전체의 순을 치고 나면 커다란 포대 자루로 몇 자루가 나올 만큼 엄청난 양의 깻잎이 쌓이게 된다. 이렇게 수확한 풋풋한 깻잎은 버릴 것 하나 없이 우리 집 식탁의 훌륭한 반찬이 되었다.
양념장에 푹 재워두는 짭조름한 깻잎장아찌부터, 겉절이처럼 양념을 해서 상큼하게 무쳐 먹는 깻잎김치, 고기 싸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싱싱한 쌈 채소, 그리고 들기름에 달달 볶아내는 향긋한 깻잎순볶음까지 무려 4가지 요리로 알차게 활용했다. 순치기라는 농사 과정이 곧 맛있는 먹거리를 얻는 즐거운 수확의 순간이 된 셈이다.
4.100평 들깨, 들기름 20병 나오기까지
봄부터 여름 내내 정성껏 순을 치고 잡초를 뽑으며 가꾼 100평 들깨밭에서 가을이 되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잘 익은 들깨를 베어 말린 뒤 타작을 거치니 쌀 가마니 기준으로 무려 4말(약 20kg)이라는 묵직하고 탐스러운 알곡을 수확할 수 있었다.
수확한 들깨를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린 후 방앗간으로 가져가 고소하게 기름을 짜냈다. 20kg의 들깨를 착유하니 500ml 병 기준으로 정확히 20병의 맑고 노란 들기름이 완성되어 나왔다. 방앗간 가득 퍼지는 고소한 향기를 맡으며 직접 짜낸 들기름 병을 바라볼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00평 땅에서 나온 20kg의 들깨와 500ml 들기름 20병은 올 한 해 우리 가족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소중한 이웃들에게 정을 나누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값진 결실이었다. 고된 순치기 과정을 견뎌낸 보람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