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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감자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 3 고랑에 거름 1포 대면 충분한데, 욕심을 부려 3포대를 집어넣었더니 순이 나올 생각도 안 하고 땅속에서 씨감자가 다 썩어버렸다. 작년에는 감자를 제법 쏠쏠하게 수확했던 기억이 있어서 올해도 기대가 컸는데,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감자 농사 실패, 거름 3포대의 결과
올해는 3월 중순에 감자를 심었다. 날씨가 예년보다 일찍 따뜻해지기도 했고, 작년에 수확을 제법 했기 때문에 작년보다 감자를 더 알차고 튼실하게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작년 경험을 생각해 보면서 작년에는 거름이 부실했던 기억이 있어서 '거름을 더 넉넉하게 주면 알이 훨씬 크고 단단해지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원래 3고랑 기준으로 퇴비 1포대만 넣으면 적당할 밭에 무려 3포대나 쏟아부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거름 양을 2배 이상, 거의 3배 가깝게 늘린 셈이었다.
밭을 갈고 흙에 거름을 섞을 때만 해도 내 마음은 부풀어 있었다. 푹신하고 검은흙을 보면서 작년에는 알이 좀 작았는데 올해는 주먹만 한 감자들이 골골이 쏟아져 나오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과도한 거름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높은 열, 그리고 농축된 염류가 씨감자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전혀 계산하지 못한 초보 농군의 무지함이었다. 다시 심어보려 했지만 4월에는 이미 날이 따뜻해져 감자 심는 시기를 놓쳐버렸다. 잘 키워보겠다는 나의 욕심이 도리어 감자의 생명력을 빼앗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싹이 없어 캐봤더니 10개 중 7개 썩어
감자를 심고 나면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흙을 뚫고 파릇파릇한 감자 순이 올라와야 정상이다. 아침마다 싹이 올라오는지 확인하는게 아침 일과였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밭은 쥐 죽은 듯 조용하고 잡초만 계속 올라왔다. 옆 밭에서는 이미 감자 싹이 돋아나 푸른 잎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 밭고랑은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어도 흙더미 그대로였다. '날씨가 일찍 따뜻해졌는데 왜 순이 안 올라올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뭔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하기엔 작년에 풍성했던 감자를 생각하면 자신이 있었다.
기다리다 못해 결국 참지 못하고 장갑을 끼고 감자 씨를 심었던 자리를 하나씩 파헤쳐 보기 시작했다. 흙을 헤치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겼다. 감자 씨를 꺼내보니 단단해야 할 씨감자가 물렁물렁하게 흐물거리고 검게 변해 썩어있었다. 10개를 파보면 그중 7개는 이미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 만큼 다 썩어 문드러진 상태였다. 거름이 과하게 들어가면서 흙 속에서 발생한 가스와 열을 견디지 못하고 씨감자가 싹을 틔우기도 전에 부패해 버린 것이다.
아뿔싸! 살아남은 감자모종에서 겨우 순이 올라오긴 했지만, 이미 밭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였다. 살아남은 감자들조차 세력이 약해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여름 수확철이 되어 밭을 털어보았을 때 나온 감자는 정말 볼품이 없었다. 작년 수확량과 비교하면 겨우 10%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상자 가득 감자를 담으며 기뻐했던 작년의 기억은 온데간데없고, 허탈함과 씁쓸함만 남아 파헤쳐진 밭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작년의 10%, 그리고 내년엔 이렇게
이번 감자 농사 실패는 나에게 아주 비싼 수업료가 되었다. 작년 대비 10%라는 참담한 수확량을 손에 쥐었지만, 농작물은 주인의 욕심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와 적당함 속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몸소 배웠다. 퇴비나 거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보약이 아니라, 적절한 용량을 지키지 않으면 작물을 죽이는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했다.
그래서 이번 실패를 계기로 내년 감자 농사 방침을 완전히 새롭게 정했다. 우선 거름은 욕심내지 않고 3 고랑에 1포대 기준을 엄격하게 지켜 적당히 줄 생각이다. 과한 거름으로 씨감자를 썩히는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요즘처럼 봄 날씨가 일찍부터 따뜻해지는 기후 변화를 고려해서, 감자 심는 시기를 예년보다 조금 더 앞당겨 일찍 심기도 하고 감자를 심기 최소 2~3주 전에 적량의 거름을 넣고 밭을 갈아 가스를 미리 빼두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과도한 거름영향이 많았지만 날씨가 일찍 따뜻해진 것도 분명 작용한 듯싶다. 적정한 거름과 알맞은 식재 시기만 잘 맞춘다면 내년에는 다시 작년처럼 기분 좋은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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