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도체 미세 공정의 절대 열쇠, EUV 노광장비가 무엇인가?얼마 전 엔비디아의 회장인 젠승황이 내한했을 때 "제발 반도체 좀 많이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가장 정밀한 단계를 꼽으라면 단연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노광(Lithography) 공정입니다. 반도체 칩 안에 얼마나 많은 회로를 촘촘하게 집어넣을 수 있느냐에 따라 성능과 전력 효율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생사고락을 가르는 핵심 장비로 떠오른 것이 바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입니다.EUV 장비는 기존에 사용하던 불화아르곤(ArFi) 액침 장비보다 빛의 파장이 14분의 1 수준으로 짧은 $13.5\text{nm}$의 극자외선을 사용합니다. 빛의 ..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첨단 반도체(High-end)를 넘어 ‘레거시 반도체(Legacy Semiconductor, 범용 반도체)’ 영역으로 전면 확대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7나노미터(nm) 이하의 초미세 공정 통제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자동차, 가전, 군사 장비 등 전 산업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28나노 이상 구형 반도체가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한 것입니다.미국 정부가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해 대규모 관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글로벌 IT 공급망은 이른바 ‘2차 파편화(Secondary Fragmentation)’라는 고차원적인 지각변동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레거시 반도체란 DRam을 의미하고 대표적인 한국의 기업은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1. 레거시 반도체가 왜 격전지가 되었는가?레..
글로벌 대기업이 거둔 막대한 이익이 어떻게 우리 동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실핏줄까지 흘러 들어갈 수 있을까요?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의 상생은 오랜 시간 동안 풀기 힘든 난제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대기업이 돈을 벌면 그 이익이 아래로 흘러내린다는 '낙수효과'는 점차 옛말이 되어가고, 양극화는 심화되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최근 매우 흥미롭고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삼성전자가 진행하는 가전 및 모바일 제품 구매 시 금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파격적인 환급 행사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단순한 기업의 연말연시 판촉 행사나 일회성 할인을 넘어, 첨단 산업의 결실이 로컬 경제의 소비 자극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1. 글로벌 기술 패권의 결실이 내수 시장으로 흐르는 통로이번 대규모 페이..
과거 반도체 산업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전공정(Front-End)’이었습니다. 웨이퍼 위에 빛으로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느냐, 몇 나노미터(nm)까지 선폭을 줄이느냐가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과 실적을 증명하는 절대적 잣대였습니다. 반면 가공된 웨이퍼를 칩 형태로 자르고 전기적으로 연결해 포장하는 후공정(Back-End)은 단순 조립이나 가공 수준의 소모적 파트로 여겨지곤 했습니다.그러나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등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반도체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습니다. 전공정의 미세화가 물리적·비용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이제는 조립에 불과했던 후공정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열쇠로 급부상했습니다. 후공정은 만들어진 반도체를 실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속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는 과거 ‘대만 집중’ 방식에서 벗어나 전 세계로 생산 기지를 분산하는 ‘글로벌 멀티 팹(Multi-Fab)’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독일에 걸친 대규모 생산 거점 구축은 글로벌 반도체 지형을 뒤흔드는 대전환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자 파운드리 도약을 노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TSMC의 이러한 행보가 가져올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TSMC 글로벌 멀티 팹 구축 현황TSMC의 분산 생산 전략은 단순히 공장을 여러 곳에 짓는 것을 넘어, 각 지역의 산업적 특성과 고객사 수요에 맞춘 ‘맞춤형 현지화’를 골자로 합니다.미국(애리조나): 첨단 공정 및 빅테크 ..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의 과반을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한국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다고 익히 들어왔는데, 원천 기술의 지형도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을 지나 본격적인 질적 성장을 도모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치명적인 약점인 화재 위험성을 원천 차단하고,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죠.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스펙과 달리, 연구실을 벗어나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