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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토마토에서 씨를 발라내 화분에 심었더니 정확히 7일 만에 초록색 새싹이 올라왔다. 마트에서 빨갛고 노란 토마토를 사다 먹는데, 과육이 하도 예쁘고 맛있어서 '이걸 직접 심어 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무작정 시작한 일이었다. 조그만 화분 속에서 싹을 틔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워서 매일 들여다봤다. 하루가 다르게 발아율이 높아지더니 조그만 화분 하나에서 무려 80개가 넘는 새싹이 빽빽하게 돋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파트 베란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햇볕도, 바람도, 흙의 영양분도 턱없이 부족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줄기가 위로만 가늘고 힘없이 자라는 '웃자람' 현상이 보였다. 제대로 튼튼하고 크게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결국 시골에 있는 넓은 텃밭으로 옮겨심기로 결정했다. 베란다 화분에서 포트로 옮겨 가식과정을 거치며 굵직한 본잎이 나올 때까지 보살폈고 물만 제때 잘 주면 무럭무럭 자란다던 토마토는, 흙에 자리를 잡자마자 정말 놀라운 속도로 줄기를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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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텃밭 120km, 왕복 3시간 운전해서 물 주러 감
서울 집에서 시골 텃밭까지의 거리는 편도 120km였다. 차로 막힘없이 달려도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라 왕복하면 꼬박 3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했다. 하지만 싹을 틔운 토마토들이 눈에 아지랑이처럼 아지랑 거려서 주말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밭으로 달려갔다. 주말농장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 주중에는 토마토들이 시들어 버릴까 늘 걱정이 태산이었다. 텃밭 가꾸기를 해본 분들이라면 경험을 했겠지만 비바람이 심하거나 가뭄이 길어지게 되면 넘어질까 아님 물부족으로 시들어 버릴까 마음이 타들어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다행히 주중에는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서 물관리를 도와주신 덕분에 토마토들이 고사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주말에 방문하는 길이었지만, 가보면 토마토는 주인의 발소리를 들은 것처럼 몰라보게 자라 있었다. 무심코 사 먹기만 했던 토마토 나무가 하루하루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를 느낄 때가 많다. 주중 내내 타들어갔을 목을 축여주려 도착하자마자 시원하게 물을 주고, 곁순을 따주고 지주대를 세워 보살폈다. 왕복 3시간 운전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싱싱하게 자라나는 초록빛줄기들을 보고 있으면 피로가 싹 달아났다.
노지 토마토 수확, 하루 최대 80개
여름이 깊어가면서 가지마다 빨간색과 노란색 주황색 토마토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렸다. 총 8그루를 심었는데, 한 그루 당 하루에 10개씩은 족히 수확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 익은 날에는 하루 최대 80개까지 따는 날도 있었다. 시골생활을 해보면 새벽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은 날이 밝아 지기만 하면 밭으로 나가셔서 일을 시작한다. 잠이 없어서가 아니라 농번기는 낮에 뜨거운 기온으로 일을 할 수 없어서 더워지기 전에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더워지기 전에 일찍 나가는 것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부지런함을 타고 나신 분들인 것 같다. 또 하나 닭을 키우는 집들이 많다 보니 어느 집은 새벽 4시부터 닭들이 울기 시작하고 그다음 집은 새벽 5시쯤 울기시작하고 계속 돌아가면서 챌린지 하듯이 울어대는 통에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눈을 비비며 싱그러운 새벽바람과 화단의 꽃잎과 풀 위에 에 반짝이는 이슬의 초롱초롱한 반짝임과 풀내음에 취해 주변의 자연을 탐색하며 돌아다니다가 토마토밭으로 달려간다, 밭에서 갓 딴 방울토마토를 옷에 쓱쓱 문질러 그 자리에서 베어 물면 톡 터지는 과즙과 당도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시골 텃밭의 노지에서 햇빛과 바람을 온전히 맞고 자란 토마토라 그런지, 마트에서 파는 매끈한 토마토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과육이 단단하고 찰졌다. 씹을 때마다 인공적이지 않은 토마토 특유의 싱그러운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남은 토마토는 묵직하게 상자에 담아 서울로 가져와 가족들과 함께 실컷 나눠 먹었다.


일주일에 한 번, 매번 수십 개는 땅에 떨어져 있었음
하지만 주말농장 재배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매일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텃밭에 가 보면 장마철 폭우나 강풍을 견기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져 있거나 주중에 햇빛을 받아 새빨갛게 익어버린 토마토들이 수확을 기다리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너무 무르익어 땅에 터져 떨어진 토마토가 항상 수십 개 정도는 눈에 띄었다. 정성껏 키운 열매가 땅에 버려진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안타까웠다. 노지재배 특성상 열과 현상(비가 많이 와서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해 과피가 터지는 현상)이나 배꼽썩음병(칼슘부족 및 수분 불균형으로 열매 밑부분이 검게 변하는 현상)에 취약했다. 이를 방지하지 위해 주말마다 밭에 갈 때마다 토마토 뿌리 근처에 친환경 칼슘 비료를 챙겨주고 배수가 잘되도록 고랑을 깊이 파주었다. 토마토 밑잎이 흙에 닿으면 병충해가 옮기 쉬우므로 아래쪽 잎들을 과감하게 쳐주는 작업도 병행했다. 매일 관리를 못해 버려지는 열매를 볼 때마다 속상하긴 했지만 이것 또한 주말 텃밭이 주는 소소한 가르침이자 노지 재배의 과정이었다. 다행인 건 어머니께서 떨어지기 전에 미리수확해 놓으셔서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베란다 한구석의 조그만 화분에서 시작해 시골 텃밭의 풍성한 먹거리로 거듭나기까지. 방울토마토가 보여준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관심과 부지런 함만 있다면 누구든 주말농장에서 싱그러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혹시 집에서 먹던 토마토가 있다면 시들어 버렸다고 버리지 말고 씨앗을 심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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