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속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는 과거 ‘대만 집중’ 방식에서 벗어나 전 세계로 생산 기지를 분산하는 ‘글로벌 멀티 팹(Multi-Fab)’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독일에 걸친 대규모 생산 거점 구축은 글로벌 반도체 지형을 뒤흔드는 대전환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자 파운드리 도약을 노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TSMC의 이러한 행보가 가져올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TSMC 글로벌 멀티 팹 구축 현황TSMC의 분산 생산 전략은 단순히 공장을 여러 곳에 짓는 것을 넘어, 각 지역의 산업적 특성과 고객사 수요에 맞춘 ‘맞춤형 현지화’를 골자로 합니다.미국(애리조나): 첨단 공정 및 빅테크 ..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의 과반을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한국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다고 익히 들어왔는데, 원천 기술의 지형도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을 지나 본격적인 질적 성장을 도모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치명적인 약점인 화재 위험성을 원천 차단하고,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죠.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스펙과 달리, 연구실을 벗어나 공장..
2026년 5월,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미·중 정상회담이 마침내 막을 내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회담장의 문이 열린 뒤 마주한 현실은 '미·중 무역 갈등 2.0 시대'의 고착화였습니다. 양국은 표면적인 대화의 끈은 유지했으나, 핵심 패러다임인 '공급망 디커플링(분리)'과 경제 안보 블록화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평행선을 달렸습니다.특히 이번 정상회담 직후 벌어진 일련의 상징적 사건들은 향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얼마나 냉혹하게 전개될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인접국으로의 공급망 이전)과 프렌드쇼어링 조류는 이제 타협할 수 없는 상수가 되었..
6월 10일 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숨죽여 기다리던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되었습니다. 결과는 다소 서늘합니다.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물가가 점진적으로 잡히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지표는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여전히 강력하게 살아있음을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숫자가 발표된 직후 미국 채권 금리는 요동쳤고, 달러 가치는 다시 튀어 올랐습니다. '물가 둔화'라는 안일한 기대에 베팅했던 글로벌 자금들이 서둘러 포지션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죠. 방금 발표된 CPI 세부 지표가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고개를 든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과 자산 시장, 나아가 환율과 국내 증시에 어떤 후폭풍을..
어느날 강남도로를 걷다가 귀여운 배송로봇을 보고 소리 지를뻔 했습니다.너무 귀엽고 신기했었습니다. 전체 물류 비용의 50% 이상이 집중되는 마지막 배송 구간, 이른바 '라스트마일(Last-mile)'을 로봇이 대체하는 시대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설마 우리 동네 골목까지?"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는데, 실제로 관련 법이 이미 바뀌었다는 걸 알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규제 완화 — 법이 바뀌어야 로봇이 걷는다혹시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기술은 이미 됐는데 왜 로봇 배송은 아직 안 되는 거지?" 저도 그 의문을 오래 품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법이었습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배송 로봇은 ..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대만 '컴퓨텍스(Computex) 2026' 일정을 마친 후, 2026년 6월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2025년 10월 방문에 "깐부치맥 회동(깐부치킨과 맥주)"이었다면 이번방문에서는 "삼소회동(삼겹살, 소주)"이었습니다. 약 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CEO의 행보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SK, 네이버, LG, 두산, 현대차 등) 간의 파트너십에 비즈니스 협력(특히 '피지컬 AI' 동맹 및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순수 사업 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이 메가트렌드가 향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그리고 산업 지형에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몰고 올지 알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