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미터 이하 공정에 진입하면서 칩 한 장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최대 30% 이상이 전력선 저항으로 그냥 날아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황당했습니다. 트랜지스터를 아무리 작게 만들어도, 전력을 공급하는 배관이 엉망이면 결국 밑 빠진 독이 되는 셈이니까요. 그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기술이 바로 후면 전력 공급 네트워크(BSPDN)입니다.파운드리 전략: 세 회사가 같은 기술에서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린 이유BSPDN, 즉 후면 전력 공급 네트워크(Backside Power Delivery Network)는 개념 자체는 단순합니다. 쉽게 말해, 기존에는 트랜지스터가 있는 웨이퍼 앞면에 신호선과 전력선을 함께 구겨 넣었는데, 이 전력선만 떼어내서 칩 뒷면으로 옮기는 구조..
삼성전자가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에 GAA 기술을 양산 적용했습니다. 솔직히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TSMC가 여전히 핀펫을 쓰는데 삼성이 정말 앞서간 걸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새로운 구조가 먼저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이기는 게 아닌 게 반도체 시장이라, 이 두 회사의 전략 차이가 더욱 눈에 걸렸습니다.핀펫 한계: 왜 GAA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나일반적으로 반도체 미세화는 그냥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물리적 벽에 부딪힙니다. 그 벽의 이름이 바로 핀펫(FinFET) 구조의 한계입니다. 핀펫(FinFET)이란 트랜지스터의 채널을 지느러미(Fin) 모양으로 세워 게이트가 3면에서 감싸도록 만든 구조로, 10나노 이하 ..
반도체 칩을 더 작게 만드는 것이 곧 더 좋은 칩을 만드는 길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믿음이 완전히 뒤집히고 있습니다. 최첨단 공정으로 찍어낸 거대한 단일 칩보다, 작게 쪼개서 조립한 칩렛 구조가 더 빠르고 저렴하고 안정적이라는 결과가 현장에서 속속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기술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그게 말이 되나?" 싶었는데, 알면 알수록 이건 꽤 깊이 있는 공학적 선택이었습니다.수율 혁신 — 쪼갤수록 살아남는 칩이 많아진다반도체를 공부하다 보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개념 중 하나가 수율(Yield)입니다. 수율이란 웨이퍼 한 장에서 실제로 정상 작동하는 칩이 나오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100개를 찍었을 때 쓸 수 있는 게 몇 개냐는 이야기입니다. 이..
챗GPT 한 번 쓸 때마다 500ml 생수 한 병이 증발한다는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 구조를 들여다보고 나서는 오히려 과소평가된 수치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집어삼키는 방식기존 데이터센터와 AI 데이터센터는 근본적으로 하는 일이 다릅니다. 일반 서버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주고받는 데 집중했다면, AI 데이터센터는 매 순간 복잡한 추론과 학습 연산을 수행합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 H100, B200 같은 고성능 GPU 수만 개가 한 공간 안에서 동시에 돌아갑니다.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최소 2~3배 이상 높습니다. 전력 밀..
메모리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HBM4 관련 자료를 처음 파고들었을 때 제가 느낀 감각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단순히 빠른 메모리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의 경계 자체가 허물어지는 지각변동이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어떤 전략으로 이 전쟁에 뛰어들었는지 직접 살펴봤습니다.메모리가 '로직'이 된 이유, 베이스 다이의 진화HBM(고대역폭 메모리)의 구조를 처음 공부할 때, 저는 솔직히 그냥 D램을 높이 쌓아 올린 제품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 단순한 이해가 HBM4 앞에서는 완전히 틀린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HBM은 구조적으로 D램 칩들을 수직으로 적층 하고, 그 가장 아래에 베이스 다이(Base Die)..
AI 모델 하나를 돌리는 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됐는데, HBM만으로는 그 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결론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CXL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HBM이 막힌 벽, 용량과 비용의 딜레마HBM(High Bandwidth Memory)은 D램 칩을 수직으로 여러 층 쌓아 데이터 통로를 극적으로 넓힌 메모리입니다. 여기서 HBM의 핵심 원리란 단순히 빠른 속도가 아니라, GPU 패키지 안에 메모리를 물리적으로 밀착시켜 데이터 이동 거리 자체를 최소화하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AI 연산에서는 지금도 대체 불가 수준의 처리 속도를 보여줍니다.문제는 바로 그 '밀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