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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테크 및 산업

유리 기판 (플라스틱 한계, 빅테크 전쟁, 상용화 과제)

퓨처웨이브 2026. 6. 20. 23:33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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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기판 소재로 플라스틱 말고 유리를 쓴다고 했을 때, 처음엔 "유리가 왜?"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런데 공부할수록 이건 단순한 소재 교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AI 시대가 만들어낸 연산 수요가 플라스틱 기판의 물리적 한계를 이미 넘어버렸고, 지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그 해답을 유리(Glass)에서 찾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기판의 한계,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반도체 기판이 휜다"는 말이 처음엔 추상적으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실제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야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실감했습니다. 현재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주로 사용되는 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 기판, 즉 플라스틱 계열의 기판은 반도체 공정 중 발생하는 고온 환경에서 미세하게 휘어지는 워피지(Warpage) 현상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워피지란 기판이 열팽창 계수 차이로 인해 뒤틀리거나 굽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것이 회로 단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AI 가속기처럼 GPU, CPU,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 기판 위에 올리는 칩렛(Chiplet) 패키징 구조에서는 이 문제가 더 도드라집니다. 칩렛이란 여러 개의 기능별 반도체 칩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하나의 기판 위에 조합하는 기술입니다. 기판이 클수록, 칩을 많이 올릴수록 워피지는 심해지고, 결국 플라스틱 기판은 대형화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표면 조도(거칠기) 문제도 있습니다. 플라스틱 표면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미세하게 울퉁불퉁한데, 이 때문에 회로 선폭을 더 이상 줄이기 어렵습니다. 이미 반도체 미세공정이 1나노미터(nm) 수준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 기판의 거칠기가 병목이 된다는 게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 워피지(Warpage): 고온 공정에서 플라스틱 기판이 휘는 현상 → 회로 단선 원인
    • 표면 조도 한계: 플라스틱 표면 거칠기가 미세 회로 형성의 물리적 상한선
    • 대형화 불가: 기판이 커질수록 휨이 심해져 칩렛 패키징에 부적합
    요약: 플라스틱 기판은 열·거칠기·대형화 세 가지 물리적 한계가 동시에 터지면서, AI 반도체 시대에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소재가 됐습니다.

    빅테크가 유리 기판에 사활 거는 이유

    유리 기판이 가져오는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전력입니다. 유리는 전기적 손실이 적은 소재인 데다, 기판 내부에 신호 통로인 TGV(Through Glass Via)를 훨씬 촘촘하고 정밀하게 뚫을 수 있습니다. TGV란 유리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미세 구멍으로, 칩과 칩 사이의 신호가 이동하는 고속도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통로가 짧고 촘촘할수록 신호 손실이 줄고, 결과적으로 소모 전력을 약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문제는 지금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머리 아파하는 현안입니다. LLM(거대언어모델), 즉 ChatGPT 같은 대형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하려면 수만 개의 AI 가속기를 동시에 돌려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전력과 발열이 이미 감당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인텔이 가장 먼저 유리 기판 양산 로드맵을 공식 발표하며 "2020년대 후반까지 완전한 유리 기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라고 선언한 것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싸움이기도 합니다(출처: Intel Newsroom).

    유리 기판을 도입하면 플라스틱 기판 대비 기판 두께를 25% 이상 줄일 수 있고, 인터포저(Interposer)라는 별도의 중간 연결층 없이 메모리와 로직 칩을 직접 이어붙일 수 있습니다. 인터포저란 서로 다른 칩을 전기적으로 이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의 기판인데, 이를 없애면 그만큼 신호 경로가 짧아지고 패키지 전체가 얇아집니다. "얇아지면서 빨라지고 전기도 덜 먹는다"는 조합이 빅테크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2026~2027년을 기점으로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에 유리 기판이 본격 채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기술 개발 속도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위기가 더 빠르게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약: 유리 기판은 전력 30% 절감·두께 25% 감소·인터포저 제거라는 세 가지 실질 이점으로, 전력 위기에 몰린 빅테크의 다음 수를 결정할 핵심 소재입니다.

     

    상용화 과제,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유리 기판을 낙관적으로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현재 상용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생각보다 두껍기 때문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유리의 취성(脆性)입니다. 여기서 취성이란 충격에 쉽게 깨지거나 금이 가는 성질로, 유리가 플라스틱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의미입니다. 제조 공정이나 이송 과정에서 미세한 충격 하나로 기판이 크랙(crack)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제어하는 공정 관리 기술이 없으면 수율이 바닥을 치게 됩니다.

    수율(Yield)이란 전체 생산량 중 정상 제품의 비율을 말합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수율이 낮다는 건 만드는 족족 불량이 나온다는 뜻이고, 이는 곧 원가 폭등으로 이어집니다. 유리 기판의 핵심 공정인 TGV 가공, 즉 유리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구멍을 레이저로 뚫고 금속을 채워 넣는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 업계 전체의 숙제입니다(출처: SEMI 기술 블로그).

    공급망 경쟁도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가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전용 공장을 완공하며 선두를 달리는 구도였습니다. 그런데 TSMC가 독자적인 유리 기판 생태계 구축을 선언하면서 판이 흔들리고 있고, 삼성전기는 세종시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빠르게 추격 중입니다. 원천 소재 시장에서는 미국 코닝(시장점유율 약 40~45%), 일본 AGC(약 25~30%), 일본 NEG(약 15~20%)가 전체의 85% 이상을 과점하고 있어 소재 공급망 자체도 이미 고착화된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기술 전환기에 초기 선점 기업이 끝까지 1위를 유지한 사례만큼이나, 후발 주자의 역전 사례도 많습니다. 수율 안정화 속도와 빅테크 고객사의 검증 결과가 최종 시장 판도를 가를 것이고, 지금은 그 어느 쪽도 확신하기 이른 시점이라는 게 솔직한 판단입니다.

    요약: 유리의 취성·TGV 수율·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남아 있으며, 누가 먼저 안정적인 양산 수율을 잡느냐가 시장 주도권의 열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리 기판은 언제부터 실제 제품에 쓰이나요?

    A. 업계 전망으로는 2026~2027년을 기점으로 고성능 서버용 AI 가속기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초기에는 수율과 단가 문제로 최고급 제품군에 한정될 것이고, PC나 모바일까지 확산되려면 2030년 이후를 내다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데이터센터 전력 위기가 심화될수록 도입 속도가 앞당겨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Q. 앱솔릭스랑 삼성전기 중에 어디가 앞서나요?

    A. 현재 상용화 속도 면에서는 앱솔릭스(SKC 자회사)가 앞서 있습니다. 세계 최초 전용 공장을 이미 완공하고 빅테크 고객사 칩 테스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삼성전기는 대량 양산 단계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유리 가공 기술을 결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 지금은 앞서있지만 끝까지 1위를 유지할지는 아직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Q. TGV 공정이 왜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A. TGV(Through Glass Via)는 유리 기판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전기 신호가 지나가는 통로를 만드는 공정입니다. 이 구멍의 정밀도와 밀도가 곧 신호 전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결정하기 때문에, 유리 기판의 성능 자체가 TGV 공정 수준에 달려 있습니다. 깨지기 쉬운 유리에 미세 구멍을 안정적으로 뚫는 레이저 기술을 가진 한국의 필옵틱스, 이오테크닉스 같은 장비사들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유리 기판 관련 투자는 어디에 주목해야 하나요?

    A. 완제품 기판 제조사(앱솔릭스, 삼성전기) 외에 TGV 레이저 장비사(필옵틱스, 이오테크닉스)나 표면 처리 소재 업체(와이씨켐, 씨앤지하이테크) 같은 소부장 밸류체인을 함께 살펴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개인적인 투자 의견이 아니며, 기술 전환기 초기 단계인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하셔야 합니다.

     

    결론

    유리 기판을 처음 접했을 때 "소재 하나가 뭘 바꾸겠어"라고 생각했던 게 솔직한 첫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면 할수록 이건 칩 설계나 미세공정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게임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반도체 성능의 천장을 위에서 뚫는 게 아니라 아래에 깔린 판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기 때문입니다.

    취성 문제와 TGV 수율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 건 사실이지만, 데이터센터의 전력 위기가 이 기술의 상용화를 기다려줄 여유를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최고급 AI 서버에 먼저 도입되는 흐름을 지켜보면서, 원천 소재 공급망부터 장비·소부장 밸류체인까지 큰 그림으로 추적해 보시길 권합니다. 유리가 바꾸는 반도체의 판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습니다.

    참고: Intel Newsroom — Glass Substrates / SEMI 기술 블로그 — Glass Subst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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